버스정류장 곁에 살기 이층 벽의 틈들을 실리콘으로 막고 아래층 문 두 짝을 페인트로 칠하고 나니 12시 반이었다. 허둥지둥 머리를 감고 기름장에 밥을 비벼 먹은 다음 집을 나섰다. 오늘은 '목요일 두 시' 마다 하는 해보라학교의 수업 날이었다. 함창에서는 처음으로 출근해 보는 것이다. 1시 10분 버스를 탔다. 차에 오르니.. 카페 버스정류장 2011.10.13
또 하루를... 오래된 물건을 좋아하는 낌새를 눈치 챈 주인 아주머니가 잘 손질해서 갖고 계시던 문짝을 하나 선물하셨다. 작은 바구니 두 개랑 예전에 아버님이 살아계실 때 직접 생산했다는(집주인 집안은 과거에 철공소를 운영하였다) 쇠절구도 같이 건네주시며, 이웃집에 좋은 쌀뒤주도 있더라고 같이 가 줄테.. 카페 버스정류장 2011.10.11
낯선 이 아침도... 간밤, 아이들이 잠들고 난 후에도 나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혼자 청소를 하고 간식을 먹고 책을 읽고.... 새벽 동이 터 올 무렵에 겨우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벌써 정오가 가까운데 아이들은 아직도 한밤중이다. 힘을 많이 써서 피곤할 것이다. 아침마다 듣던 새소리 대신 트럭이 내달리는 소리가 요란.. 카페 버스정류장 2011.10.08
이사 2011년 10월 7일. 이사를 했다. 두수가 덕배 트럭을 빌려와서 옮겨 주었다. 대영이도 시간을 내어 함께 했고, 마침 한이도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그동안 부엌살림이며 나라의 만화책은 자가용으로 수차례 실어 날랐고, 다루기 힘든 물건도 옮겨놓은 상태였지만 1톤 트럭 한 번으로 옮기기엔 무리가 있었.. 카페 버스정류장 2011.10.08
목공소 아저씨/2011.10.02 23:28 집 주인이 버리고 간 찬장을 나라가 만화책 꽂이로 쓰기로 했다. 역시 오 년 동안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던 물건. 나라는 그걸 걸레로 닦아내고 검정색 페인트를 칠하기로 했다. 백련지 식당에서 서너걸음 가면 페인트 가게다. 우린, '정말 대문만 나서면 서너발짝 앞에 없는 게 없다'며 웃었다. 페인트.. 카페 버스정류장 2011.10.05
간판을 구하다./2011.10.02 22:37 기쁜 일이 있었다. 진주에 가는 기차 안에서 '카페 이름을 버스정류장으로 하겠다'고 했을 때 나라가, "엄마, 그럼 카페 간판도 버스정류장처럼 동그란 입간판으로 하지?" 하며 연습장에 슥슥 그려보였다. 멋진 생각이라 박수를 쳤었고, 돌아와서는 고물상도 돌아보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구하기가 쉽진.. 카페 버스정류장 2011.10.05
조금씩.../2011.10.01 20:55 혜자가 왔었다. 어제, 오늘, 이틀 동안, 어지간히 굵은 일은 다 마쳤다. 터져버린 보일러 수리, 영업용으로 허가를 내기 위한 가스관 교체, 그리고 바텐 설치 적임자 찾기. 보일러를 고치는 아저씨도, 가스집 아저씨도 모두 친절하고 인상도 좋았고, 바텐 문제로 상담한 한샘키친의 사장님과도 시원시원.. 카페 버스정류장 2011.10.05
맑아진 유리창/2011.09.25 23:49 이층 창문을 다 떼내어 씻고 마룻바닥을 수차례 닦고.... 맑아진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하늘이 아름답다. 집을 치우면서, 나라와 더 많이 친해지는 것 같다. 기운이 많이 들고 먼지도 많이 마시는 힘든 일은 거의 다 나라가 했다. 까다로운 아이라고 내심 걱정이 많았는데 몸을 아끼지 않고 일하는 것이.. 카페 버스정류장 2011.10.05
버스 정류장 앞에서 빈집을 만나다/2011.09.25 11:44 진주에서 돌아오는 길에 또 그 집을 보았다. 일년 쯤 전에 진주에서 돌아오는 길에 보았던 집이었다. 흰 타일벽과 쇠봉으로 이루어진 간결한 집이었는데 타일은 낡고 쇠봉은 녹이 슬었지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집이었다. 나라에게 말했더니 '엄마는 구질구질하고 낡은 것은 다 좋아하잖아' 했다. .. 카페 버스정류장 2011.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