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마당가에 조팝나무를 심기위해 지난해의 덤불을 걷어내었다. 걷어내는 김에 감나무 아래 함부로 던져 놓았던 배추 잎이며 썪어 문드러진 호박 따위를 다 끌어 모아 김장독을 파 낸 자리에 묻었다. 흙으로 돌아가느라 흙빛이 되어버린 그들을 걷어내자 놀라웁게도 연두빛 상사화잎 (.. 카페 버스정류장 2012.03.27
1 박 2일의 여행 두 번째 날 곡성에 강의 여행을 다녀 온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 굳이 그 시간들을 기록할 이유는 없으나 마음에 깊이 자리 잡은 터라 배설하지 않는다면 그 자리에 어떤 이야기도 들어올 틈이 없어서. 화엄사에서 하룻밤을 보낸 재희와 나는 집으로 가는 길에 각자가 들리고 싶은 곳을 꼽았는.. 카페 버스정류장 2012.03.14
1박 2일의 여행, 첫 날 이야기 곡성의 ‘심청이야기마을’이라는 연수원에 다녀왔다. 전남 최초의 공립대안고등학교인 한울고등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강의 한 꼭지를 맡게 되어서다. 워낙 먼 곳이고 대중교통으론 한두 번 갈아타서 갈 수 있는 곳도 아닌데다 직접 운전해서 먼 길을 가는데 대한 자신감(.. 카페 버스정류장 2012.02.21
나의 시절은- 미장원에 가는 것을 싫어하는 편인 나는 항상 길어진 앞머리를 어쩌지 못해하다가 충동적으로(대개는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주로) 머리칼을 자르곤 한다. 이번엔 감기로 앓던 날 밤중에 가위로 머리칼을 잘랐었다. 거울도 보지 않고 머리칼을 한 웅큼 쥐고 싹둑, 또 한 웅큼 쥐고 .. 카페 버스정류장 2012.02.15
연탄 추웠다. 많이 추워서 카페 문도 못 열었다. 사실은 심한 감기 몸살로 닷새째 아팠고 그 중 사흘을 문을 못 연 것이다. 몸이 아프지 않았다 해도 이런 날씨에 누가 카페에 오겠냐는 생각이 들었던 것인데 사실, 그 추웠던 사흘 동안이 가장 겨울다운 아름다움이 있었다. 눈이 내렸고,.. 카페 버스정류장 2012.02.06
무릎을 꿇는 대신 지독한 감기몸살. 호두껍질 같은 뇌 주름에 바늘이 꽂히고 물기 없는 푸석한 피부에 열꽃이 흉하다. 딸아이는 약을 사오고, 먹을 것을 주고, 연탄을 갈아주며 안쓰런 눈빛으로 이불을 끌어 덮어준다. 울컥, 그 존재가 고맙다. 아직 카페 문을 닫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라 방에서 빠.. 카페 버스정류장 2012.01.30
다행이다 우리 카페의 출입구는 건물의 끝자락에 붙어있는 철대문이다. 철대문을 조금 열어놓고 입구표시를 해 두었는데 처음오시는 분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선뜻 들어서지 못하는 것 같다. 건물의 중앙에 애초에 출입구로 쓰였던 현관이 있어 대개는 그곳에서 유리문을 통통 두드리며 .. 카페 버스정류장 2012.01.20
계단 참에서 내려다본 1층과 2층 일부 이층 방에서 창밖을 보면 바깥에도 테이블이있다. 흡연 등을 위한 장소인데 양쪽 지붕의 이음새가 맞지 않는 지 비가 샜다. 여름에 괜찮을까? 노천이긴하지만 겨울을 제외하곤 야외테이블이 놓일 수 있는데..... 남의 손을 빌린 건 수도공사와 가스관 교체, 보일러 설치, 전기공사.... 카페 버스정류장 2011.12.03
;외벽은 낡았으나 실내는 재미있게 생긴 우리 카페 아이들을 키우는데 뜻이 같았던 그녀들이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왔다갔다. 자는 방에 연탄을 두 장(두 장에 무려 칠백원!!!) 넣고 뜨거운 하룻밤을 보냈다. 카페 버스정류장 2011.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