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버스정류장

버스 정류장 앞에서 빈집을 만나다/2011.09.25 11:44

해떴다 2011. 10. 5. 11:48

진주에서 돌아오는 길에 또 그 집을 보았다. 일년 쯤 전에 진주에서 돌아오는 길에 보았던 집이었다. 흰 타일벽과  쇠봉으로 이루어진 간결한 집이었는데 타일은 낡고 쇠봉은 녹이 슬었지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집이었다. 나라에게 말했더니 '엄마는 구질구질하고 낡은 것은 다 좋아하잖아' 했다. 그런가? 내가 좀 그렇긴 하다. 뭔가 좀 닳은데가 있어야 정이 간다. 어쩌면 그것도 습관이랄지 상황이랄지... 그런것 때문일지도 모른다. 오랜 세월동안 '가질 수 있는 것' 이 늘 헌 것이나 낡은 것이었고, 비참해 지기싫어서 '그런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지. 가질 수 있는 것을 좋아하면 포기하지 않아도 되니까-.(참고로 나는 너무 확대 해석하는 버릇이 있다.)   

단단해 보이는 창살 안 쪽에는 A4크기의 흰 종이가 붙어있었는데 씌어진 글자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핸드폰 번호인 듯한 숫자로 보아 세를 놓은 집임이 분명하였다. 

그런데 여전히 그 종이가 붙어있었다. 호기심이 무럭무럭 커졌다.  

 

그 집을 보고 왔다. 종이에 적힌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어 주인을 만났다. 대문을 열고 들어 가 본 그 집은 내가 기대했던 것 보다 좋았고 크게 비싸지도 않았다. 종이에 적힌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어 주인을 만나고 계약도 했다. (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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