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도배 /2005.01.22

해떴다 2011. 10. 5. 10:58

어제, 오늘- 


도배를 하고 있다. 

전기판넬을 깔아서 방바닥은 따뜻하다. 

천천히 즐기면서... 어제는 한 쪽 벽을, 오늘은 천정을... 

모란씨와 푸른하늘이(그녀의 아들) 대구에 가는길이라면서 들렀다. 

검정콩 두유를 두 봉지 사들고-. 

참, 오늘, 제주도에서 작은 소포가 왔는데 발신은 경찰서-. 

한이가 제주도 도보여행을 하면서 지갑을 잃어버렸다더니 누군가 주워서 경찰서로 갖고 온 모양 

이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참 많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도배를 해서일까 

마치 도화지에 색종이를 붙이는 것처럼 도배가 술술 잘 되었다. 

작은 공간이어서겠지. 

그래도 산골에서 읍내로 자취하러 온 여고생의 방처럼 

천정이 낮고 조그만 이 방이 참 마음에 든다. 

가스렌지 하나를 놓을 공간과 작은 개수대가 있는 손바닥만한 부엌도 마음에 들고 

구부려야 드나들 수 있는 방문들도 귀엽다. 

장사를 할 공간보다 차담방으로 쓰일 이 방이 더 맘에든다는 것은 

아무래도 장사보다 딴데 더 맘이 있는 것은 아닌지-. 

세평 남짓한 이 공간에서 올해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 지 너무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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