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혜련에게2/2003.04.29

해떴다 2011. 10. 5. 10:45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그 보다 훨씬 많은 조팝나무의 눈부신 흰 더미들....고요함...이것이 현실의 장면임을 간간이 보여주는 바람, 소 울음소리... 

솔직히 말해서 이 아름다운 전원을 바라보며 느끼는 벅참 감동을 주체하기가 힘듭니다. 
더 솔직히 말해서 누군가가 찾아오기엔 너무 먼 마을 이라는 것도 참 다행한 일입니다. 부모님도 일가친척도 심지어는 자식들마저도 한번 들리기가 힘든, 나와 관계된 이들의 삶터로부터 먼- 곳이니까요. 
18년이라는 긴 시간을 아이들과 동료들과 뒹굴며 사는 것도 참 행복했지만 진정한 나를 만날 시간을 갖고싶다는 생각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늘 관계속에서 거기에 알맞은 행동과 말을 해야했기 때문이지요. 
아직도 습관처럼 단 한 사람만 만나도 내 모습을 잃고 허둥대며 상대방에게 알맞은 태도를 취하려는 '습'을 버리지 못했습니다만.... 

서둘지 말것, 
집중할 것, 

계속 주문을 걸다보면 거듭 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