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부처님과 하느님/2004.12.12

해떴다 2011. 10. 5. 10:54

*** 여느 해 같으면 벌써 눈이 서너 번은 내렸을 터인데 올 겨울은 많이 포근하다. 

목욕을 갔다가 탕에서 노인대학 학생을 만나고, 장날 난전에서 물건을 사다가 손목을 잡히고....... 백 명이 넘는 어르신 학생들을 일일이 기억하지 못하니 길에서도 식당에서도 연세 지긋한 분을 만나면 일단은 인사부터 하는 습관이 생겼다. 한결같이 “날씨가 이렇게 푹한데 방학은 왜 해여? 방학 싫어!”하며 아쉬워하시고 개학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말씀도 하신다. 노인대학 종업식은 12월 2일에 했다. 우리들은 1일 밤에 모여서 부침개도 굽고 호박죽도 끓이고 방학식 포스터(?)도 만들었다. 당일엔 읍장님도 참석하시고, 화북의 명학씨와 원완주님 등 귀농가족들은 농사 틈틈이 비닐하우스에서 연습한 난타 공연을 들고 와서 축하를 해 주었다. 또 전국 귀농인의 밤에서 내가 노인대학 종업식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을 듣고 귀농운동본부의 편집인인 ***씨가 와서 살풀이춤 공연도 해 주셨다. 정말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우리 연극반 할머니들은 노가바와 율동을 선보였는데 무대에 나가시면서 어찌나 긴장을 하시는 지, 그리고 또 공연을 마치고 얼마나 가슴 벅차 하시는 지 나로선 무대 뒤의 그 모습들이 더 감동이었다. 준비한 자료집을(그 자료집엔 할머니들의 서툰 글씨로 쓴 노인대학 수업 소감이 담겨있다) 내 드리자 ‘이렇게 인쇄물로 나올 줄은 몰랐다’며 가슴에 꼭 안고 기뻐하시는 것이며, 숙제가 많다고 눈이 동그래지며 줄여달라고 하는 모습이 정말 어린아이 같았다. 
그리고 이번 주 목, 금요일은 교사연수도 했다. 목사님은 노인복지의 실태와 전망에 대해서, 교무과장은(승희씨) 청소년의 실태와 현황, 그리고 장차 문을 열 공부방 운영 건에 대해서-. 
그리고 다가오는 목요일에는 모란씨가 여성학에 관한 내용으로, 금요일은 승희씨가 자료를 준비하여 NGO활동에 대한 공부를 하기로 했다. 
10일(금)에는 가은 우체국장님으로부터 노인대학을 하느라 고생했다며 밥을 대접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푸짐한 점심상과 선물까지 받았다. 

*** 3개월에 걸친 도서관 강좌 ‘주부 컴퓨터 교실’은 이번 주로 막을 내렸는데 마지막 수업을 한 8일에는 종강파티로 노래방, 술집.... 등을 전전하며 새벽 한 시를 넘겨서야 집에 들어갔다. (그동안 우리 수강생들은 수업 마칠 때 마다 점심도 함께 먹고 차담도 한 후 헤어졌기 때문에 제법 끈끈한 관계가 되어 있던 참이다) 그리고 교사였던 모란씨는 한 달에 한 번씩 특강을 해 주기로 해서 그 날마다 정기모임을 하기로 했다. 또 daum에 ‘가은 컴사모'란 방도 만들었다. 나는 거기에 ’아이들 소리‘란 방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하나 분양받았다. 

*** 지난밤은 관음사에서 보냈다. 두 시까지 관음사 배보살님과 차담을 하고, 일곱 시에 일어나 30분 동안 공부(?)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당포초등학교를 담치기 해서 들어가 견학을(?) 하고, 교회에 가서 아이들과 성극을 만들기 위한 예비모임을 했다. 그러니까 어젯밤에는 부처님 곁에서, 오늘은 하느님 곁에서...^^ 


*** 오늘밤 8시에는 노인대학에 모여서 자기반 학생들(어르신들)께 연하장을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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