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버스정류장

함양에서-

해떴다 2011. 11. 10. 13:29

"엄마, 일어나! 여섯 시 반이야!"

나라의 목소리에 잠을 깼다. '6시 20분 알람'을 해 놓고 잤는데 시계가 울지 않은 모양이다.

"응!"

대답은 했으나 몸은 달콤한 잠 속에서 허우적 댄다.  

"엄마! 일어나, 밥먹어요! 카레 데웠어! 먹고 가요!"

코끝에 스며드는 카레냄새와 나라의 낭랑한 목소리에 잠이 싹 달아나고 누군가가 팔을 끌어주기라도 한듯 사뿐히 몸을 일으켰다.

"너, 안잤어?"

"응, 이제 자야지."

그러면서 카레에 밥을 비벼 상위에 놓아준다.

"빨리 드세요. 기차 놓치겠다."   

 

어제도, 종일 바쁜 내가 딱해보였던 지 나라가 카레를 만들고 모카포트로 커피도 뽑아주었다.

카페지만 일반 요식업으로 허가를 낼 생각이고, 그러려면 식사메뉴가 하나라도 있어야 한다기에 우리가 좋아하고 잘 할 수도 있는 '카레'로 결정을 했다. 

'비장의 실력이 있는 건 아니니 무조건 좋은 카레가루를 쓰면 되겠지. ' 하고.

그래서 실습도 할 겸 카레도 만들고 커피도 뽑고.... 나라가 열심히 연습하는 것이 기특하다.

 

나라가 차려준 아침을 먹고, 7시에 집을 나섰다. 7시 4분 기차로 김천까지 가서, 김천역과 10분 거리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함양가는 버스를 타기위함이다. 기차역이 코 앞이라 정말 좋다.

기차에 오르자 마자 2006년도엔가 연극 수업으로 인연을 맺은 산양초등학교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은 교감으로 승진하여 구미의 초등학교에 첫 발령을 받아 통근하는 중이라고 했다. 작은 학교에만 있다가 큰 학교로 가서 마음고생이 심하다며 한숨을 푹푹 쉬신다.        

 

강의는 오후 4시지만  미리 가는 것은, 나선 김에 여행을 겸하고, 강의안도 현장에서의 영감을 받아 짜고 싶기 때문이다.

여긴 함양 읍사무소 주민자치센터다. 이젠 나가서 점심을 먹고 거리구경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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