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양산 상담교사 연수에서 강의 원고 놀이예찬 5월 15일 스승의 날, 오랫동안 담임을 해 온 탓에 많은 아이들의 전화와 방문을 받는 호사를 누렸다. 학교는 ‘배움의 터’ 이지만 오랜만에 만난 우리들 중 누구도 열심히 공부했던 일에 대해 얘기하지는 않았다. 함께 여행을 갔던 일, 소풍이나 야유회, 학교축제에 관한 기억 등.. 수업 2015.11.14
신협사보 9월호에 쓴 글 지금 나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남자이거나 여자이거나 어린 사람이거나 나와 같은 연배이거나 더 어른일지도 모르는 당신에게, 어쩌면 나 자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인생의 정답을 모른다는 점에서 같은 사람인 당신과 마주앉아 무더위가 꺾여서 좋다느니 .. 책 '빈 집에 깃들다' 관련글 2012.09.14
생태귀농을 꿈꾸는 당신에게 4 .... 가게는 도서관과 이어진 초등학교의 담벼락을 마주보고 있다. 이제 도서관의 책들은 모두 내 것이나 다름없다. 가게를 낸 것이라기보다 도서관 앞에 방을 하나 얻었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 일 런지도. 올해는, 이른 아침에 일어나 텃밭을 가꾸고, 도서관이 문을 여는 시간에 책을 빌려.. 책 '빈 집에 깃들다' 관련글 2012.08.13
생태귀농을 꿈꾸는 당신에게 나는 지금 카페 일층의 ‘세상을 보는 창’이라 이름 붙인 공간에서 편지를 쓰고 있다. 카페는 지난해 11월 30일에 문을 연 나의 직장이다. 돈 한 푼 없이, 저당 잡힐 어떤 재산도 없이 무려 쉰 평이 넘는 사업체를 갖게 된 것은 순전히 이 집에 반했다는 단 하나의 이유뿐이다. 이렇게 글을 .. 책 '빈 집에 깃들다' 관련글 2012.07.06
진실은... 마당가에 조팝나무를 심기위해 지난해의 덤불을 걷어내었다. 걷어내는 김에 감나무 아래 함부로 던져 놓았던 배추 잎이며 썪어 문드러진 호박 따위를 다 끌어 모아 김장독을 파 낸 자리에 묻었다. 흙으로 돌아가느라 흙빛이 되어버린 그들을 걷어내자 놀라웁게도 연두빛 상사화잎 (.. 카페 버스정류장 2012.03.27
1 박 2일의 여행 두 번째 날 곡성에 강의 여행을 다녀 온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 굳이 그 시간들을 기록할 이유는 없으나 마음에 깊이 자리 잡은 터라 배설하지 않는다면 그 자리에 어떤 이야기도 들어올 틈이 없어서. 화엄사에서 하룻밤을 보낸 재희와 나는 집으로 가는 길에 각자가 들리고 싶은 곳을 꼽았는.. 카페 버스정류장 2012.03.14
1박 2일의 여행, 첫 날 이야기 곡성의 ‘심청이야기마을’이라는 연수원에 다녀왔다. 전남 최초의 공립대안고등학교인 한울고등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강의 한 꼭지를 맡게 되어서다. 워낙 먼 곳이고 대중교통으론 한두 번 갈아타서 갈 수 있는 곳도 아닌데다 직접 운전해서 먼 길을 가는데 대한 자신감(.. 카페 버스정류장 2012.02.21
나의 시절은- 미장원에 가는 것을 싫어하는 편인 나는 항상 길어진 앞머리를 어쩌지 못해하다가 충동적으로(대개는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주로) 머리칼을 자르곤 한다. 이번엔 감기로 앓던 날 밤중에 가위로 머리칼을 잘랐었다. 거울도 보지 않고 머리칼을 한 웅큼 쥐고 싹둑, 또 한 웅큼 쥐고 .. 카페 버스정류장 2012.02.15
연탄 추웠다. 많이 추워서 카페 문도 못 열었다. 사실은 심한 감기 몸살로 닷새째 아팠고 그 중 사흘을 문을 못 연 것이다. 몸이 아프지 않았다 해도 이런 날씨에 누가 카페에 오겠냐는 생각이 들었던 것인데 사실, 그 추웠던 사흘 동안이 가장 겨울다운 아름다움이 있었다. 눈이 내렸고,.. 카페 버스정류장 2012.02.06
무릎을 꿇는 대신 지독한 감기몸살. 호두껍질 같은 뇌 주름에 바늘이 꽂히고 물기 없는 푸석한 피부에 열꽃이 흉하다. 딸아이는 약을 사오고, 먹을 것을 주고, 연탄을 갈아주며 안쓰런 눈빛으로 이불을 끌어 덮어준다. 울컥, 그 존재가 고맙다. 아직 카페 문을 닫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라 방에서 빠.. 카페 버스정류장 2012.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