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텃밭에서 아이들을 생각하다./2003.06.10

해떴다 2011. 10. 5. 10:48


하나. 

풀에 대해 대응하는 방법은 간단하게는 제초제를 뿌리는 법, 손으로 뽑아주는 법이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대로 버려두는 방법도 있지요.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응하는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초리로 때리는 법, 오랜 공을 들여 이끌어 주는 법, 방치하는 법도 있지요. 
하지만 그 모든 방법에 앞서서 그것이 정말 쓸모없는 <풀>인가를 아는 것이 더 우선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잘못이라고 부르는 행동이 정말 대응해야 할 만한 잘못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지요. 


둘. 

농약을 뿌리면 수확은 쉽게 얻겠지만 땅심을 점점 잃어버리게 됩니다. 
학원을 보내면 일시적인 성적은 오르겠지만 스스로 하는 힘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학원을 스스로 갔느냐, 타인의 의지로 보내졌느냐의 차이는 있겠지요 

**이건 올바른 비유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요즘같은 불경기에는 스스로 원하지 않는 밥그릇을 지켜야만하는 정말 따뜻하고 인간적인 학원 선생님도 많으니까요. 


셋. 

왜 우리집 상추는 잎이 작아서 겉절이용밖에 안되는 것일까... 속상했습니다. 
이웃집 할머니가 와서 솎아주라고 해서 솎아주었는데... 

그런데 이제 알았습니다. 
제가 솎아준 공간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았다는 것을... 
바로 옆의 잎이 닿지 않도록 더 많은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을... 

햇빛도 속속들이 받고, 바람도 숙숙 지나가고, 온 몸을 한 껏 뻗을 수 있을 만큼-, 넓고 자유로운 공간.